1920년대
추야월 1
담머리에 뚜렷이 솟은 밝은달
둥글은 소반인듯 거울이고야.
창우에다 바을을 내리지마소
행혀나 달그림자 가리워지리.
명월출장두 여반우여경
차막하중렴 공차창간영
담우에 솟은저달 밝기가 거울인제
창우에 두턴바을 내리지 부대마소
행혀나 달그림자가 가리울가 하노라.
주석
소반(小盤) 음식을 차려 나르는 작은 상. 여기서는 둥근 보름달을 비유한다.
바을 '발(簾)'의 옛 표기. 창이나 문에 늘어뜨려 가리는 물건.
행혀나 '행여나'의 옛 표기. '어쩌다가 혹시'의 뜻.
부대 '부디'의 옛말.
명월출장두 여반우여경(明月出墻頭 如盤又如鏡) 밝은 달 담 머리에 솟아 소반 같고 또 거울 같다는 한시 원문 구절.
차막하중렴 공차창간영(且莫下重簾 恐遮窓間影) 두꺼운 발을 내리지 말라, 창 사이 그림자 가릴까 두렵다는 한시 원문 구절.
심상·해설
담 너머로 둥근 소반처럼, 거울처럼 떠오른 보름달이 너무 고와, 발을 내려 그 달그림자가 가려질까 아끼는 마음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