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석류
아가배나무 늙은 가쟁이에
누르게 익은 하눌타리는
구름처럼 손에 닿지 않고
지렁이 찍어 문 수평아리
암컷 쫓아 풍기는 곳 ─
부러져라 늘어진 가지마다
붉게 고운 열매 열매…
스치면 우수수 쏟아질까
산호빛으로 삐어진 알알
먹지 않아도 이가 시리어…
푸른 잎의 푸른 빛
붉은 열매의 붉은 빛
그것을 가늠할 때 나는
먼 산 보는 버릇을 배웠노라
주석
아가배나무 '아가위나무'(산사나무)의 방언. 작고 붉은 열매가 열린다.
가쟁이 '가지'의 방언.
하눌타리 박과의 여러해살이 덩굴풀. 누렇게 익는 둥근 열매가 달린다. '하늘타리'.
삐어진 삐져나온, 비어져 나온.
심상·해설
가지가 부러질 듯 늘어진 붉은 석류, 산호빛으로 삐져나온 알알이 너무 고와 먹지 않아도 이가 시리고, 빛깔에 취한 시인은 먼 산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