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양류지사
안개랄까 봄비에 어리운 버들
해마다 가지꺾어 가는님 줫네.
봄바람은 이 이한(離恨) 모르노란듯
낮은가지 휘둘며 길만 쓰나니.
楊柳含煙灞岸春 年年攀折贈行人 양류함연파안춘 연연반절증행인
東風不解傷離別 吹却低枝掃路塵 동풍불해상이별 취각저지소로진
해마다 버들꺾어 가는님 주었나니
봄바람 이 한(恨)을 그 어이 알을것가
낮가지 슬슬불어서 길먼지만 쓸더라.
주석
양류지사(楊柳枝詞) 버들가지를 노래한 악부(樂府) 계열의 시제. 이별할 때 버들가지를 꺾어 떠나는 이에게 주던 옛 풍습을 소재로 한다.
원시(原詩) 당나라 시인 온정균(溫庭筠)의 「양류지(楊柳枝)」. 김억이 이를 우리말 시조 가락으로 옮긴 것이다. 뜻: '봄날 파수 언덕 버들은 안개 머금고, 해마다 꺾이어 길 떠나는 이에게 주어지네. 봄바람은 이별의 슬픔을 알지 못하여, 낮은 가지를 불어 길 먼지만 쓸어내네.'
파안(灞岸) 중국 장안 동쪽 파수(灞水)의 언덕. 예부터 사람을 전송하며 버들을 꺾어 주던 이별의 명소다.
이한(離恨) 이별의 한, 헤어짐의 슬픔.
심상·해설
봄 안개에 어린 강가 버들을 해마다 꺾어 떠나는 님께 건네는데, 이별의 한도 모르는 봄바람만 가지를 흔들어 길 먼지를 쓰는 무심한 정경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