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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은 딴 데 두고
1920년대

속은 딴 데 두고

김억 · 1920년대
거울속 야왼얼골 남인양 보니 한매(寒梅)의 그림자에 속은 대랄가. 이리저리 세상(世上)일 입을 담으니 이 세상(世上)엔 몸편(便)한 사람이고야. 鏡裏癯容物外身 寒梅影子竹精神 경리구용물외신 한매영자죽정신 逢人不道人間事 便是人間無事人 봉인부도인간사 편시인간무사인 거울속 야왼얼골 남인양 무심(無心)하야 세상(世上)일 꿈에라도 이야기 않고보니 세상(世上)에 편안(便安)한이는 이몸인가 하노라.

주석

야왼얼골 야윈 얼굴. '야외다'는 '여위다'의 옛말.

한매(寒梅) 추위 속에 피는 매화. 차고 맑은 절개를 상징한다.

속은 대랄가 속은 대나무일까. 겉(매화 그림자)과 달리 속은 곧은 대나무인가 하는 뜻으로, 한시 '죽정신(竹精神)'을 옮긴 표현.

鏡裏癯容物外身 寒梅影子竹精神 원작 한시 구절. '거울 속 야윈 모습은 세상 밖의 몸이요, 찬 매화 그림자에 대나무의 정신이라'는 뜻.

심상·해설

거울에 비친 야윈 얼굴을 남처럼 바라보며, 찬 매화 같은 겉모습 속에 곧은 대나무의 마음을 품고 세상일에 입을 다문 채 사는 담담한 자족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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