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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이
1930년대

밀레이

박용철 · 1930년대
나는 가지가지 포도주를 마셨다. 처음 내종 다름없는 그 맛이여. 나는 그러나 목마름 같이 훌륭한 술을 만나보지 못하였다. 나는 모든 풀뿌리를 씹어 먹고. 여러가지 나무 열매 맛보았다. 나는 그러나 주림 같이 훌륭한 과일을 만나보지 못하였다. 포도주와 신선한 푸성귀를 채소밭과 술 고깐 채 먹은 다음, 나는 주림과 목마름을 안고 맑은 눈으로 드러 누으리라. 가을 노래 이제 가을은 장미 나무 뿌리에서 몸을 떨고. 여기저기 사다리가 과일나무에 기대 놓였다. 이제 가을은 가지만 남은 나무로 오르는데, 장미는 저의 자라나온 흙을 다시 생각고 돌아간다. 장미 가지 우에 피였든 꽃보다 더 빛나게, 금빛으로 익은 귤이 달려 있고, 쓴 딸기도 남어 있다. 美[미]는 자는 때가 없느니, 모든 것이 그의 일홈 안에 있다; 그러나 장미는 저의 자라 나온 흙을 잊지 않고 돌아간다.

주석

밀레이 미국 여성 시인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Edna St. Vincent Millay, 1892~1950). 원문 표기 'E·St·빈센트·밀레이'. 박용철이 그의 시를 번역하였다.

내종 나중, 끝.

술 고깐 술광. 술을 저장해 두는 곳간.

주림 굶주림, 배고픔.

심상·해설

온갖 술과 과일을 맛보아도 굶주림과 목마름만 한 진미가 없다는 역설, 그리고 가을이 깊어 가지만 남은 나무에서 장미가 제 흙으로 되돌아가는 회귀의 정경이 차분히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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