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봄은 와서
봄은 와서,
창 앞에 뜰에는 속살거리는 병아리 소리,
문 앞에 밖에는 재잘거리는 아이들 소리,
집 뒤의 산에는 벙벙하는 후투티 소리,
먼 산에는 아지랑이가 보이 하여라
봄은 와서,
돌돌 흐르는 냇물의 소리,
철석거리는 빨래의 마치 소리,
살살 부는 보드라운 바람 소리,
하늘에는 따사한 해가 떴어라.
주석
후투티 머리에 부채 모양의 깃을 가진 여름 철새. '벙벙'은 그 울음소리를 흉내 낸 말이다.
마치 빨래를 두드리는 방망이, 곧 빨랫방망이를 가리킨다.
심상·해설
병아리와 아이들, 후투티 울음과 냇물 소리, 빨랫방망이 소리가 어우러진 봄날 마을의 생기 넘치는 소리 풍경이 환하게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