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매화꽃 (죽서)
세상(世相)을 잊은 탓가 몸이 한가해
돌아드니 옛터엔 봄철 돌아와
매화(梅花)꽃 송이송이 반기어 웃네
티끌 하나 안 섞인 맑은 그 향내(香내).
世機忘却自閑身 匹馬西來再見春 세기망각자한신 필마서래재견춘
東閣梅花今又發 淸香不染一纖塵 동각매화금우발 청향불염일섬진
이 몸이 한가하야 옛터로 돌아드니
매화(梅花)꽃 송이송이 새봄에 피였고야
청향(淸香)의 깨끗한 양은 비길 데를 몰라라.
주석
죽서 조선 후기 여류 시인 죽서 박씨(竹西 朴氏). 김억이 그의 한시를 우리말 시와 시조로 옮긴 역시(譯詩)이다.
동각매화(東閣梅花) 동쪽 누각의 매화. 두보의 시구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한가한 거처에 피어난 운치 있는 매화를 가리킨다.
청향(淸香) 맑은 향기. 여기서는 매화의 깨끗한 향을 뜻한다.
심상·해설
세상사를 잊고 한가로이 옛집에 돌아오니 봄을 맞은 매화가 송이송이 피어 있고, 티끌 하나 없는 맑은 향기가 코끝에 스미는 정갈한 봄날의 정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