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만등동산
천석(泉石) 좋은 곳을 택하여
서로 즐겨서 서울에 같이 있더라
술잔을 드니 마음이 큰 것을 자랑하고
해가 다 지도록 높은 곳에 올랐더라
산이 깊으니 새의 지껄임이 차고
시(詩)를 읊으매 밤빛이 푸르러라
돌아가는 배가 왜 이리 급한가
별과 달이 천지에 가득하다
주석
만등동산(晩登東山) 저녁 늦게 동산에 오름. 해 질 무렵 높은 곳에 올라 노니는 정취를 제목으로 삼았다.
천석(泉石) 샘과 돌, 곧 물과 바위가 어우러진 자연 경치. 산수(山水)의 아름다움을 이르는 한문 투의 말이다.
심상·해설
샘과 바위 좋은 곳에서 벗과 술잔을 나누며 해 질 녘 높은 곳에 올라, 푸른 밤빛 속에 시를 읊고 별과 달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는 유유한 정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