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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 탓에
1920년대

뉘 탓에

김억 · 1920년대
쌍지어 봄아침을 지저귀는 제비 붉은 창엔 쓸쓸타 꽃그림자들. 무료히 거울 들어 마주 대하니 이 얼굴 야위었구나 뉘 탓이런고. 一雙玄鳥語春朝 花照紅窓影寂寥 일쌍현조어춘조 화조홍창영적요 慵起屛間看石鏡 玉顔今日爲誰凋 용기병간간석경 옥안금일위수조 제비는 봄아침을 쌍지어 노래하고 붉은 창엔 꽃그림자 쓸쓸히 어렸구나 뉘 탓에 거울의 얼굴 야위어 야위어 가는고.

주석

계생(桂生) 조선 선조 때 부안 기생이자 여류 시인 이매창(李梅窓, 1573~1610)의 이름. 시문과 거문고에 뛰어났다. 이 시는 매창의 한시를 김억이 옮긴 것이다.

玄鳥(현조) 검은 새, 곧 제비를 가리키는 한자어.

玉顔(옥안) 옥같이 고운 얼굴. 여기서는 화자 자신의 야위어 가는 얼굴을 가리킨다.

石鏡(석경) 돌로 만든 거울, 또는 거울을 가리키는 시어.

심상·해설

봄 아침 짝지어 지저귀는 제비와 붉은 창에 비치는 꽃그림자 사이로, 거울을 든 여인이 홀로 야위어 가는 제 얼굴을 마주한다. 임을 향한 그리움이 거울 속 수척함으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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