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불칭추평
그대가 평양서 울고 있을 때
나는 서울 있어 노래 불렀네
인생은 물과 구름
구름이라고
노래 노래 부르며 탄식하였네
홍릉(洪陵)에 넓은 동산 풀이 마르고
고향의 강두덕에 자개 널리니
지금은 속속들이 생각이 나며
그대 그대 부르며 나는 우노라
그대는 오늘날에 떠도는 계집
인생은 물과 구름 구름일러라
쳐다보니 가을의 느린 하루는
산 건너 저기 저편 해가 지누나
주석
불칭추평(不秤錘平) 저울추가 고르지 않다는 뜻으로, 한쪽으로 기운 어긋난 처지나 균형을 잃은 마음을 빗댄 제목.
홍릉(洪陵) 서울 동대문 밖에 있던 명성황후의 능. 넓은 능역의 동산을 가리킨다.
강두덕 '강둑, 강가의 언덕'을 뜻하는 평안도 방언.
자개 조개껍데기, 또는 조개껍데기로 만든 빛나는 조각.
심상·해설
평양과 서울로 엇갈린 두 사람, 마른 풀과 강둑에 널린 조개껍데기, 산 너머로 지는 가을 해가 덧없는 인연을 물과 구름에 빗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