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어느 밤
저녁 때 개구리 울더니
마침내 밤을 타서 비가 내리네
여름이 와도 오히려 쓸쓸한
우리집 뜰 위에 소리도 그윽하게 비가 내리네.
그러나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어디선지
한 마리 벌레 소리 이따금 들리누나.
지금은 아니 우는 개구리같이
내 마음 그지없이 그윽하여라 고적하여라.
주석
고적(孤寂) 외롭고 쓸쓸함. '고적하여라'는 그러한 적막한 심정을 영탄한 것.
심상·해설
여름밤 개구리 울음 끝에 뜰 위로 그윽이 비가 내리고, 이따금 벌레 소리만 들리는 적막 속에서 울음을 그친 개구리처럼 고요하고 외로운 마음이 잔잔히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