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저녁 햇살
불 피어오르듯하는 술
한숨에 키여도 아아 배고파라.
수저븐 듯 놓인 유리컵
바쟉바쟉 씹는 대로 배고프리.
네 눈은 고만스런 흑단초.
네입술은 서운한 가을철 수박 한점.
빨어도 빨어도 배고프리.
술집 창문에 붉은 저녁 햇살
연연하게 탄다. 아아 배고파라.
주석
키여도 켜도. 술을 단숨에 들이켜도.
수저븐 수줍은.
고만스런 새침하고 도도한 데가 있는. 잘난 체하며 거만한.
연연(戀戀)하게 애틋하고 그리운 마음이 일도록. 또는 빛깔이 곱고 안타깝게.
심상·해설
불처럼 타오르는 술을 단숨에 들이켜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 붉은 저녁 햇살이 애틋하게 타는 술집 창가에서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갈증과 외로움을 곱씹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