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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1920년대

겨울밤

이장희 · 1920년대
눈 비는 개였으나 흰 바람은 보이듯하고 싸늘한 등불은 거리에 흘러 거리는 푸르른 유리창 검은 예각(銳角)이 미끄러 간다. 고드름 매달린 저기 저 처마 밑에 서울의 망령(亡靈)이 떨고 있다. 풍지같이 떨고 있다.

주석

예각(銳角) 직각보다 작은 각. 여기서는 날카롭게 모진 검은 형상이 미끄러지는 모습을 기하학적 이미지로 표현한 것.

망령(亡靈) 죽은 이의 넋. 차고 황량한 겨울 도시의 스산한 기운을 의인화한 표현.

풍지 문풍지. 문틈으로 드는 바람을 막으려 문에 바른 종이. 바람에 가늘게 떠는 모습을 비유함.

심상·해설

눈비 갠 겨울 밤거리가 푸른 유리창처럼 얼어붙고, 처마 끝 고드름 아래 문풍지가 떨듯 도시의 차고 쓸쓸한 기운이 오싹하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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