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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1920년대

기도

김명순 · 1920년대
거울 앞에 밤마다 밤마다 좌우편에 촛불 밝혀서 한없는 무료를 잊고 지고 달빛같이 파란 분 바르고서는 어머니의 귀한 품을 꿈꾸려. 귀한 처녀 귀한 처녀 설운 신세 되어 밤마다 밤마다 거울의 앞에.

주석

잊고 지고 '잊고 싶구나'의 옛 어형. '-고 지고'는 간절한 소망을 나타내는 옛말 어미.

무료(無聊) 흥이 나지 않고 지루함. 무료함, 따분함.

심상·해설

밤마다 촛불을 켠 거울 앞에서 창백한 분을 바르며 어머니의 품을 그리는 외로운 처녀의 모습이 촛불 그림자처럼 쓸쓸하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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