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농촌 여름 풍경
부슬비 좋은것을 바람 가벼워
초당이라 긴여름 한가로울제,
어듸로서 노래가 저닷일는가
새들이 녹음속서 지죄는것을.
우사비비풍사경 초당장하불승청
일성가곡내하처 방수음중호조명
부슬비 좋은것을 바람은 가벼워라
초당도 긴여름이 한없이 한가롤제
새들은 흥을 돕노라 지죄지죄 울더라.
주석
초당(草堂) 짚이나 억새로 지붕을 인 작은 집. 흔히 한적한 시골집이나 별채를 가리킴.
우사비비풍사경 초당장하불승청 / 일성가곡내하처 방수음중호조명 원시의 한시 부분. ‘부슬부슬 비 내리고 바람은 살짝 가벼운데 초당의 긴 여름은 그 맑음을 이기지 못하고, 한 가락 노랫소리 어디서 오는가 향기로운 나무 그늘 속에서 고운 새가 운다’는 뜻. 김억이 옛 한시를 우리말로 옮긴 역시(譯詩)이다.
녹음(綠陰) 푸른 잎이 우거진 나무나 수풀, 또는 그 그늘.
심상·해설
부슬비 내리고 바람 가벼운 긴 여름날, 한적한 초당의 녹음 속에서 새들이 흥겹게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오는 평화로운 농촌의 여름 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