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만주벌
만주벌 묵밭에 묵은 풀은
피맺힌 우리네 살림살이
회오리바람결 같은 신세
이 벌판 먼지가 되나 보다
주석
만주벌 만주의 너른 벌판.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잃고 만주로 떠나 유랑하던 조선인들의 삶의 터전을 가리킨다.
묵밭 오래 갈지 않고 버려두어 거칠어진 밭. '묵정밭'과 같은 말로, 황폐한 처지를 비유한다.
심상·해설
버려진 만주 벌판의 묵은 풀에 식민지 백성의 피맺힌 살림이 겹쳐진다. 회오리바람에 휩쓸리는 먼지처럼 정처 없이 떠도는 유랑민의 한이 짧고 비장하게 응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