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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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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 1920년대
나는 살련다 나는 살련다 바른 맘으로 살지 못하면 미쳐서도 살고 말련다 남의 입에서 세상의 입에서 사람 영혼(靈魂)의 목숨까지 끊으려는 비웃음의 쌀이 내 송장의 불쌍스런 그 꼴 위으로 소낙비같이 내려쏟을지라도― 짓퍼부을지라도 나는 살련다 내 뜻대로 살련다 그래도 살 수 없다면― 나는 제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는 벙어리의 붉은 울음 속에서라도 살고는 말련다 원한(怨恨)이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장마진 냇물의 여울 속에 빠져서 나는 살련다 게서 팔과 다리를 허둥거리고 부끄럼 없이 몸살을 쳐보다 죽으면― 죽으면― 죽어서라도 살고는 말련다

주석

비웃음의 쌀 여기서 '쌀'은 '살(화살)'의 옛 표기로, 비웃음이 화살처럼 날아와 꽂힘을 뜻한다.

몸살을 처보다 '몸살'은 여기서 몸부림의 뜻. 온몸을 마구 뒤척이며 발버둥치는 모습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비웃음의 화살이 소낙비처럼 쏟아져도 제 뜻대로 살겠다는 절규. 장마 진 여울에 빠져 허우적대면서도, 죽어서라도 살고 말겠다는 처절한 생명 의지가 격렬하게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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