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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랴거든 가거라
1930년대

가랴거든 가거라

권환 · 1930년대
소부르조아지들아 못나고 비겁한 소부르조아지들아 어서 가거라 너들 나라로 환멸의 나라로 몰락의 나라로 소부르조아지들아 부르조아의 서자식(庶子息) 프로레타리아의 적인 소부르조아지들아 어서 가거라 너 갈 데로 가거라 홍등(紅燈)이 달린 카페로 따뜻한 너의 집 안방구석에로 부드러운 보금자리 여편네 무릎 위로! 그래서 환멸의 나라 속에서 달고 단 낮잠이나 자거라 가거라 가 가 어서! 작은 새앙쥐 같은 소부르조아지들아 늙은 여우같은 소부르조아지들아 너의 가면(假面) 너의 야욕 너의 모든 지식의 껍질을 짊어지고

주석

소부르조아지 소시민 계급(프티부르주아).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중간 계층으로, 계급 투쟁에서 동요하는 존재로 비판됨.

프로레타리아 무산 노동자 계급(프롤레타리아). 1930년대 카프(KAPF) 계급 문학에서 혁명의 주체로 내세운 계층.

서자식(庶子息) 첩에게서 난 아들. 여기서는 부르주아에 빌붙은 소시민을 천하게 이르는 비유.

여편네 '아내'를 낮추어 이르던 옛말.

심상·해설

혁명에서 동요하는 소시민 계급을 향해, 붉은 등 켜진 카페와 아내의 무릎 같은 안락으로 돌아가 낮잠이나 자라고 매섭게 내치는 계급 문학 특유의 격한 풍자와 결별의 외침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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