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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밤
1930년대

나의 밤

윤곤강 · 1930년대
가라앉은 밤의 숨결 그 속에서 나는 연방 수없는 밤을 끌어올린다 문을 지치면 바깥을 지나는 바람의 긴 발자취… 달이 창으로 푸르게 배어들면 대낮처럼 밝은 밤이 켜진다 달빛을 쏘이며 나는 사과를 먹는다 연한 생선의 냄새가 난다… 밤의 층층다리를 수없이 기어 올라가면 밟고 지난 층층다리는 뒤로 무너져 넘어간다 발자국을 죽이면 다시 만나는 시름의 불길 ─ 나의 슬픔은 박쥐마냥 검은 천정에 떠돈다

주석

연방 잇따라 자꾸. 끊임없이 계속.

지치면 여기서는 '문을 닫아걸면'의 뜻. '지치다'는 문을 닫아 빗장을 거는 것을 이르는 옛말.

층층다리 여러 층으로 된 계단. 끝없이 이어지는 밤의 시간을 비유함.

심상·해설

푸른 달빛이 밴 방에서 사과를 베어 물며 끝없는 밤의 계단을 오르내리고, 떨치려 해도 박쥐처럼 검은 천장을 맴도는 시름과 슬픔에 잠긴 고독한 밤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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