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독사
까투리 푸드드 날러간 가랑잎 밑에
골무쪽 같은 대가리를 반짝 쳐들고
갈라진 혓바닥이 꽃수염처럼 낼름거린다
세네카의 웅변이 아무리 무서워도
네 이빨에 아라파스타의 살결, 젖통이를 물려
안토니오의 뒤를 따라간 클레오파트라다!
내 손가락을 꽉 물어다오.
피가 나도록 손가락을 꽉 ─ 물어다오.
주석
까투리 암꿩.
골무쪽 바느질할 때 손가락에 끼우는 골무 조각. 작고 뭉툭한 독사 머리를 비유.
세네카(Seneca) 고대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이자 웅변가. 명연설로 이름났음.
아라파스타(앨러배스터, alabaster) 희고 매끄러운 설화석고(雪花石膏). 여기서는 클레오파트라의 흰 살결을 빗댄 말.
안토니오(안토니우스, Marcus Antonius) 고대 로마의 장군. 클레오파트라의 연인으로, 패전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음.
클레오파트라(Cleopatra) 고대 이집트의 여왕. 안토니우스가 죽은 뒤 독사에 스스로 물려 자결했다고 전함. 여기서 독사는 그 여왕에 비유됨.
심상·해설
가랑잎 밑에서 머리를 쳐들고 혀를 날름대는 독사를,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을 부른 그 독사에 빗대어, 차라리 자신을 물어 달라고 외치는 격정이 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