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달밤
담을 끼고 돌아가면
하늘엔 하이얀 달
그림자 같은 초가 들창엔
감빛 등불이 켜지고
밤안개 속 버드나무 수풀
멀리 빛나는 둠벙
어디선지 염소 우는 소리
또, 물 흘러가는 소리…
달빛은 나의 두 어깨 위에
물처럼 여울이 흘렀다
주석
둠벙 웅덩이의 방언. 들이나 논 가에 물이 괸 작은 못.
들창 벽 위쪽에 작게 내어 위로 들어 여는 창.
심상·해설
담을 돌아 들어선 시골 밤, 초가의 감빛 등불과 밤안개 속 버드나무, 멀리 빛나는 웅덩이 위로 달빛이 어깨에 물처럼 흘러내리는 평화로운 정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