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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
1930년대

화원

오장환 · 1930년대
꽃밭은 번창하였다. 날로날로 거미집들은 술막처럼 번지었다. 꽃밭을 허황하게 만드는 문명. 거미줄을 새어 나가는 향그러운 바람결. 바람결은 머리카락처럼 간지러워…… 부끄럼을 갓 배운 시악시는 젖통이가 능금처럼 익는다. 줄기째 긁어먹는 뭉툭한 버러지. 유행치마 가음처럼 어른거리는 나비나래. 가벼이 꽃포기 속에 묻히는 참벌이. 참벌이들. 닝닝거리는 울음. 꽃밭에서는 끊일 사이 없는 교통사고가 생기어났다.

주석

술막 길손이 묵어 가던 술집 겸 여관, 주막을 이르는 말.

시악시 새색시, 갓 시집온 젊은 여자를 이르는 옛말.

가음 무엇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 곧 옷감을 뜻하는 '감'의 옛말.

참벌이 꿀벌을 이르는 참벌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향기로운 바람이 머리카락처럼 간질이는 무성한 꽃밭에서 나비 날개가 옷감처럼 펄럭이고 참벌이 꽃 속에 묻혀 닝닝거리는, 생명이 들끓는 한여름 정원의 풍경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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