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첫여름
窓바ᇧ에는 긴긴날 薰風이 불고
石榴나무엔 석누꽃 모다 붉었네.
門바ᇧ으로 잔돌을 던지지 말라
綠陰속엔 꾀꼴이 잠을 자나니.
日長窓外有薰風 安石榴花個個紅 일장창외유훈풍 안석류화개개홍
莫向門前投瓦石 黃鳥只在綠陰中 막향문전투와석 황조지재녹음중
긴날을 薰風불고 石榴꽃 붉은것을
잔돌을 門바ᇧ애다 幸혀나 던질세라
꾀꼴이 綠陰속에서 잠이깰가 하노라.
주석
日長窓外有薰風 安石榴花個個紅 한시 원문. '해 긴 창밖에는 훈훈한 바람이 불고, 안석류꽃이 송이송이 붉다'는 뜻. 안석류(安石榴)는 석류의 본디 이름이다.
莫向門前投瓦石 黃鳥只在綠陰中 '문 앞을 향해 기와나 돌을 던지지 말라, 꾀꼬리가 바로 녹음 속에 있나니'라는 뜻. 황조(黃鳥)는 꾀꼬리를 가리킨다.
훈풍(薰風) 초여름에 부는 훈훈하고 부드러운 바람. 남풍이라고도 한다.
녹음(綠陰) 푸른 잎이 우거진 나무 그늘. 여름의 무성함을 나타낸다.
심상·해설
긴긴 여름날 창밖으로 훈풍이 불고 석류꽃이 송이송이 붉게 핀 가운데, 녹음 속에 잠든 꾀꼬리가 깰까 잔돌도 던지지 말라는 한가롭고 정겨운 초여름 풍경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