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오월 화단
오월의 더딘 해 고요히 나리는 화단(花壇).
하루의 정열도
파김치같이 시들다.
바람아, 네 이파리 하나 흔들 힘 없니!
어두운 풀 사이로
월계(月桂)의 꽃 조각이 환각(幻覺)에 가물거리다.
주석
월계(月桂) 월계수의 꽃. 여기서는 화단에 핀 붉은 꽃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오월 긴 해가 더디게 저무는 화단에서 하루의 열정마저 파김치처럼 시들고, 어두운 풀숲 사이로 붉은 월계꽃만 환각처럼 가물거리는 나른하고 적막한 장면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