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저녁 놀
작은 방안에
장미를 피우려다 장미를 못 피우고
저녁놀 타고 나는 간다
모가지 앞은 잊어버려라
하늘 저 편으로
둥둥 떠가는
저녁 놀!
이 우주에
저보담 더 아름다운 것이 또 무엇이랴!
저녁놀 타고
나는 간다.
붉은 꽃밭 속으로
붉은 꿈나라로.
심상·해설
작은 방에서 끝내 장미를 피우지 못한 이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둥둥 떠가는 저녁놀을 타고 붉은 꽃밭과 꿈나라로 향하는, 황혼처럼 아름답고 아련한 장면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