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비 나리는 날
세엽도없이 왼하로 나리는비에
내맘이 고만 여위여 가나니
아까운 갈매기들은 다젖어 죽었겠다
주석
세엽(세염)도 없이 '주책없이', '하염없이'에 가까운 옛 표현. 끝없이 분별없이 내린다는 뜻으로 읽힌다.
왼하로 '온 하루', 하루 종일.
심상·해설
하루 종일 하염없이 내리는 비에 마음이 점점 여위어 가고, 비에 다 젖어 죽었을 갈매기를 안타까워하는 적막하고 처연한 빗날의 우수가 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