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봄비
한강에 살포시 눈뜨는 버들
버들 타고 봄비는 비가 나려요.
천실말실 고요히 나리는 정은
끝도 없는 청춘의 눈물이라오.
보슬보슬 온종일 울며 나려도
십릿벌 모레밭을 못 적시거든.
강남천리 먼 먼길 물길 터지어.
님 타신 배 순순히 언제 오시랴!
주석
천실말실 실처럼 가늘고 여리게 끊일 듯 이어지는 모양을 나타낸 의태어. '천 가닥 만 가닥 실처럼'의 어감.
십릿벌 십 리(약 4km)에 걸친 넓은 벌판.
강남천리(江南千里) 강의 남쪽 천 리 먼 곳.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을 이름.
심상·해설
한강에 눈뜨는 버들을 타고 실처럼 가늘게 내리는 봄비를 끝없는 청춘의 눈물로 여기며, 강남 천 리 물길로 님 태운 배가 언제 올지 기다리는 애틋한 장면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