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춘분
1940-1950년대

춘분

노천명 · 1940-1950년대
한 광 재어 놨던 석탄이 휑하니 나간 자리 숨었던 봄이 드러났다. 얼레 시골은 지금 뱀 나왔겠니 남쪽 계집아이는 제 집이 생각났고 나는 고양이처럼 노곤하다

주석

고방 물건을 넣어 두는 광(곳간). '한 고방'은 광 하나 가득을 뜻한다.

얼래 '어머나, 어라'에 해당하는 감탄사(방언). 뜻밖의 일에 놀라거나 새삼 깨달을 때 내는 말.

뱜 나왔갔늬이 '뱀 나왔겠니'의 방언 표기. 봄이 되어 겨울잠 자던 뱀이 나올 때가 되었겠다는 뜻.

심상·해설

겨우내 쌓였던 석탄이 빠져나간 빈 광 자리에서 봄기운을 발견하는 춘분 무렵. 뱀이 나올 시골을 떠올리는 그리움과 나른한 봄날의 권태가 함께 떠오른다.

노천명의 다른 작품

비슷한 심상의 다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