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촌경
구릿빛 팔에 쇠스랑을 잡고
밭에 들어 검은 흙을 다듬는 낮
보기 좋게 낡은 초가집 이엉마루엔
봄이 나른히 기고
울바자 밖으론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웃는다
주석
쇠스랑 갈퀴처럼 서너 개의 발이 달려 흙을 파거나 고르는 데 쓰는 농기구.
이엉마루 짚으로 엮은 이엉을 얹은 초가지붕의 마루(꼭대기) 부분.
울파주 '울바자'. 갈대·수수깡·싸리 등을 엮어 만든 울타리.
심상·해설
구릿빛 팔로 검은 흙을 고르는 밭일과 나른한 봄볕이 깃든 낡은 초가지붕, 울타리 너머 흐드러지게 핀 살구꽃. 평화롭고 생기 도는 봄날 농촌 풍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