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춘경
꾀꼴이 꾀꼴꾀꼴 우는 그소리
집집마다 봄날을 길은다 할가.
규방의 아가씨도 사창을 열고
앞산이라 파란풀 못내 반기네.
황조일성리 춘일만가한
가인권라막 방초만전산
꾀꼴이 노래하니 집마다 봄이로라
규방의 아가씨도 사창을 훨적 열고
먼앞산 새파란풀을 바라바라 보더라.
주석
춘경(春景) 봄 경치. 꾀꼬리 소리와 새 풀로 깨어나는 봄날의 정경을 그린 한시.
규방(閨房) 부녀자가 거처하는 안방.
사창(紗窓) 비단을 바른 창. 여인의 방을 가리키는 시어.
가인(佳人) 아름다운 여인.
방초(芳草) 향기롭고 싱그러운 풀. 봄을 상징한다.
황조일성리 춘일만가한(黃鳥一聲裏 春日萬家閑) 꾀꼬리 한 소리에 봄날 온 집안이 한가롭다는 한시 원문 구절.
가인권라막 방초만전산(佳人捲羅幕 芳草滿前山) 아름다운 여인 비단 장막 걷으니, 향긋한 풀이 앞산에 가득하다는 한시 원문 구절.
심상·해설
꾀꼬리 울음에 봄이 깨어나고, 규방의 아가씨가 비단 창을 활짝 열어 먼 앞산의 새파란 풀을 반기며 바라보는 화사한 봄날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