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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 아래 작은 샘
1930년대

수풀 아래 작은 샘

김영랑 · 1930년대
수풀 아래 작은 샘 언제나 흰구름 떠가는 높은하늘만 내어다보는 수풀 속의 맑은 샘 넓은하늘의 수만별을 그대로 총총 가슴에 박은 작은 샘 드래박을 쏘다져 동우갔 깨지는 찰란한 떼별의 흣는소리 얼켜져 잠긴 구슬손결이 웬 별나라 휘흔들어버리어도 맑은 샘 해도 저물녁 그대 종종거름 훤듯 다녀갈뿐 샘은 외로워도 그밤 또 그대 날과 샘과 셋이 도른도른 무슨 그리 향그런 이야기 날을 세었나 샘은 애끈한 젊은꿈 이제도 그저 지녔으리 이밤 내 혼자 나려가볼꺼나 나려가볼꺼나

주석

드래박 '두레박'의 옛 표기. 줄을 매어 우물물을 긷는 그릇.

동우 물을 긷는 동이, 물동이.

떼별 무리 지어 모인 별, 뭇별.

훤듯 '언뜻, 잠깐 사이에'에 가까운 뜻의 부사.

애끈한 '애끊는', 곧 몹시 애틋하고 가슴이 미어지는.

심상·해설

흰 구름과 수만 별을 가슴에 담은 수풀 속 맑은 샘에서, 두레박이 별빛을 흩뜨리는 소리와 그대와 나누던 향기로운 밤의 추억이 어려, 홀로 내려가 보고 싶은 그리움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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