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어디라도
아츰에 이러나서 세수하랴고 대야에 물을 ᄯᅥ다노으면 당신은 대야 안의 가는 물ㅅ결이 되야서 나의 얼골 그림자를 불샹한 아기처럼 얼너 줌니다
근심을 이즐ㅅ가 하고 ᄭᅩᆺ동산에 거닐 ᄯᅢ에 당신은 ᄭᅩᆺ 새이를 슬처 오는 봄바람이 되야서 시름업는 나의 마음에 ᄭᅩᆺ향긔를 무처 주고 감니다
당신을 기다리다 못하야 잠ㅅ자리에 누엇더니 당신은 고요한 어둔 빗이 되야서 나의 잔부ᄭᅳ럼을 살ᄯᅳᆯ이도 덥허 줌니다
어데라도 눈에 보이는 데마다 당신이 게시기에 눈을 감고 구름 위와 바다 밋을 차저 보앗슴니다
당신은 미소(微笑)가 되여서 나의 마음에 숨엇다가 나의 감은 눈에 입 마추고 「네가 나를 보너냐」고 조롱(嘲弄)함니다
주석
잔부끄럼 마음에 살며시 일어나는 작은 부끄러움.
당신 한용운 시의 핵심 시어로, 떠난 임이자 절대자·진리·조국 등을 함께 상징한다.
심상·해설
세숫물에 비친 얼굴, 꽃동산의 봄바람, 어둠과 감은 눈 속까지 어디에나 임이 깃들어 있는 모습이 잔잔하게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