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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
1920년대

배꽃

김억 · 1920년대
반갑고야 하이얀 배꽃 송이들 그 님은 안 오시고 봄 몬저랄가. 첨아 끝에 무수(無數)한 제비떼들만 석양(夕陽)을 오락가락 쌍지어 도네. 梨花多意向人開 郞未來時春又來 이화다의향인개 낭미래시춘우래 惟有簷前無數燕 雙雙飛帶夕陽回 유유첨전무수연 쌍쌍비대석양회 배꽃은 피었건만 그 님은 안 오시네 제비떼 첨아 끝을 무수(無數)이 드나들며 쌍지어 노랑 저녁을 왔다 갔다 하더라.

주석

이화(梨花) 배나무 꽃, 곧 하얗게 피는 배꽃을 뜻한다.

몬저랄가 (님보다) 먼저인가의 옛말. 님은 오지 않는데 봄이 먼저 왔는가의 뜻.

첨아 / 첨전(簷前) 처마, 처마 끝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하얀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건만 기다리는 님은 오지 않고, 처마 끝을 무수히 드나드는 제비들만 쌍을 지어 노을 진 저녁을 오가는 모습이 홀로 남은 이의 그리움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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