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죽지사 1
시내까 돌언덕에 사는 아씨네
사르사르 물살이 치마끝 씿네.
아츰마다 한가이 매생이 매고
쌍지어 나는원앙 못내 반기네.
家住江陵積石磯 門前流水浣羅衣 가주강릉적석기 문전유수완나의
朝來閑繫木蘭棹 貪看鴛鴦相伴飛 조래한계목란도 탐간원앙상반비
시내까 사는아씨 떠난님 못내그려
미는물 아츰마다 뱃대을 기대고서
쌍지어 나는원앙을 못내 부러 하더라.
주석
죽지사(竹枝詞) 본래 중국 민간의 사랑·풍속을 노래한 한시 형식. 여기서는 강가 여인의 그리움을 읊은 한시를 김억이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家住江陵積石磯 門前流水浣羅衣 한시 원문. '집은 강릉 돌무더기 물가에 있어, 문 앞 흐르는 물에 비단옷을 빤다'는 뜻. 적석기(積石磯)는 돌이 쌓인 물가를 이른다.
朝來閑繫木蘭棹 貪看鴛鴦相伴飛 '아침이면 한가로이 목란 노 저은 배를 매어두고, 짝지어 나는 원앙을 탐내어 바라본다'는 뜻. 목란도(木蘭棹)는 목련 나무로 만든 노, 곧 고운 배를 가리킨다.
매생이 노를 저어 다니는 작은 거룻배의 옛말.
원앙(鴛鴦) 암수가 늘 붙어 다녀 금실 좋은 부부를 상징하는 새. 떠난 임을 그리는 여인이 부러워하는 대상이다.
심상·해설
시냇가에 사는 아씨가 아침마다 거룻배를 매어두고, 치마끝에 물살이 일렁이는 물가에서 짝지어 나는 원앙을 부러운 듯 바라보며 떠난 임을 그리는 정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