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사공의 아내
모래밭 스며드는 하얀 이 물은
넓은 바다 동해를 모두 휘돈 물.
저편은 원산 항구 이편은 장전(長箭)
고기잡이 가장님 들고나는 길
모래밭 사록사록 스며드는 물
몇 번이나 내 손을 씻고 스친고.
몇 번이나 이 물에 어리었을까?
들고 나며 우리 님 검은 그 얼굴.
주석
장전(長箭) 강원도 고성군의 동해안 항구. 원산과 마주 보는 위치의 어항(漁港)으로, 시의 바닷가 배경이 되는 지명이다.
가장(家長)님 한집안의 가장, 곧 남편을 높여 이르는 말. 여기서는 고기잡이 나간 사공 남편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동해를 휘돌아 모래밭에 스며드는 하얀 물결을 바라보며, 그 물에 비쳤을 고기잡이 나간 남편의 검게 그을린 얼굴을 떠올리는 어촌 아내의 그리움이 잔잔히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