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부여서
그뉘가 이世上엔 變 많다는고
이世上일 들고서 나는 안노니,
잔들어 勸하는술 사양말것이
富貴功名 虛事라 몸돌아가니.
洛下時多變 我願人間事不聞 낙하시다변 아원인간사불문
莫向樽前辭一醉 陵草中墳 막향준전사일취 릉초중분
變하는 世上일을 들어서 무엇하러
다만시 잔을들어 醉하야 놀아지다
身死後 富貴功名야 뜬구름가 하노라.
주석
富貴功名(부귀공명) 재물과 지위, 공을 세워 얻는 이름과 명예. 세속적 출세를 통틀어 이른다.
洛下時多變(낙하시다변) 한시 원구. '서울(낙양)에는 시국의 변고가 많다'는 뜻으로, 본문의 우리말 시는 이 한시를 옮긴 것이다.
陵草中墳(능초중분) '풀에 덮인 무덤'을 뜻하는 구절. 부귀공명도 결국 한 줌 무덤으로 돌아감을 가리켜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다.
심상·해설
어지러운 세상사를 멀리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부귀공명도 죽은 뒤엔 뜬구름이요 풀 덮인 무덤일 뿐이라는 인생무상의 달관이 담담하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