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봉선화
새빨간, 새빨간 핏빛의 꽃이여,
그윽하고도 가엾은 정오의
뜨거운 사랑 때문에,
부끄러운 듯이도 미소를 띠고
너는 머리를 숙이고 있어라.
아아 새빨간, 새빨간 상사(相思)의 꽃이여,
오늘 하루도 어느덧 넘으려 하여라.
주석
상사(相思) 서로 그리워함. 이루지 못한 애틋한 사랑을 가리키며, '상사화'처럼 봉선화에 그 정한(情恨)을 빗댄 것이다.
심상·해설
한낮의 뜨거운 볕 아래 핏빛으로 붉게 핀 봉선화가 부끄러운 듯 고개 숙인 모습에서, 수줍고도 애틋한 짝사랑의 정서가 선명하게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