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무어라 보슬비는
이 이한(離恨) 하도 설어 문(門) 닫고 누니
아룽아룽 소매엔 눈물이 지고.
규방(閨房)이 못내 외뤄 쓸쓸한 것을
황혼(黃昏)인 제 보슬비 끊임이 없네.
離懷消消掩中門 羅袖無香滴淚痕 이회소소엄중문 나수무향적누흔
獨處深閨人寂寂 一庭微雨鎖黃昏 독처심규인적적 일정미우쇄황혼
이 이한(離恨) 못내 설어 문(門) 닫고 지내올 제
소매엔 눈물이오 공규(空閨)는 외론 것을
무심(無心)한 황혼세우(黃昏細雨)는 남의 애를 끊나니.
주석
이한(離恨) / 이회(離懷) 이별의 한, 헤어진 뒤의 서글픈 심회를 뜻한다.
규방(閨房) / 공규(空閨) / 심규(深閨) 부녀자가 거처하는 안방. 공규는 임이 없어 빈 규방, 심규는 깊숙한 규방을 가리킨다.
황혼세우(黃昏細雨) 황혼 무렵에 내리는 가랑비. 이별의 슬픔을 더욱 깊게 하는 배경으로 쓰였다.
심상·해설
이별의 한에 문을 닫고 누운 여인의 소매가 눈물로 아롱지고, 빈 규방에 홀로 남은 황혼녘 가랑비가 그칠 줄 모르고 내려 그리움과 설움을 더하는 애틋한 정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