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님에게 (삼의당)
여자(女子)이기에 상심(傷心)이 하도 잦아서
그리울 젠 노래로 맘 풀거니와,
사내 장부(丈夫) 큰 뜻은 밖에 있나니
무어라 집 생각에 급급(汲汲)입니까.
女兒柔質易傷心 所以相思每發吟 여아유질이상심 소이상사매발음
大丈夫當身在外 回頭莫念洞房深 대장부당신재외 회두막념동방심
노래로 그리는 맘 여자(女子)는 하소하나
대장부(大丈夫) 먹은 큰 뜻 그 길이 다른 것을
무어라 집이 그리워 쓰다 설다 하리오.
주석
삼의당(三宜堂) 조선 후기 여류 시인 삼의당 김씨(三宜堂 金氏, 1769~1823). 남편 하립과 시를 주고받으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 시는 그의 한시를 김억이 옮긴 것이다.
장부(丈夫) 다 자란 씩씩한 남자, 대장부.
급급(汲汲) 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쏟아 골몰하고 안달하는 모양.
洞房(동방) 깊숙한 안방, 또는 부부의 침방. 집안·가정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그리움에 마음 상해 노래로 시름을 달래는 여인이, 도리어 큰 뜻을 품고 집을 떠난 남편을 다독인다. 집 생각에 마음 쓰지 말라며 사내의 길을 응원하는 의젓하고 담담한 격려가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