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자유정조
내가 당신을 기다리고 잇는 것은 기다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지는 것임니다
말하자면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정조(貞操)보다도 사랑임니다
남들은 나더러 시대(時代)에 뒤진 낡은 여성(女性)이라고 ᄲᅵ죽거림니다 구々한 정조(貞操)를 지킨다고
그러나 나는 시대성(時代性)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님니다
인생(人生)과 정조(貞操)의 심각(深刻)한 비판(批判)을 하야 보기도 한두 번이 아님니다
자유연애(自由戀愛)의 신성(神聖)(?)을 덥허 노코 부정(否定)하는 것도 아님니다
대자연(大自然)을 ᄯᅡ러서 초연생활(超然生活)을 할 생각도 하야 보앗슴니다
그러나 구경(究竟), 만사(萬事)가 다 저의 조아하는 대로 말한 것이오 행한 것임니다
나는 님을 기다리면서 괴로음을 먹고 살이 짐니다 어려음을 입고 킈가 큼니다
나의 정조(貞操)는 「자유정조(自由貞操)」임니다
주석
정조(貞操) 이성 관계에서 순결을 지키는 일이나 그 절개. 시에서는 강요된 도덕이 아니라 사랑에서 우러난 자발적 절개로 재해석된다.
구경(究竟) '마침내', '결국'을 뜻하는 불교·한문 투의 말.
초연생활(超然生活) 세속의 일에 얽매이지 않고 벗어나 사는 삶.
심상·해설
남들의 비웃음에도 강요가 아닌 사랑에서 우러난 절개를 택하고, 기다림의 괴로움을 양식 삼아 자라나는 한 여성의 당당한 목소리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