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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1920년대

책 한 권

강경애 · 1920년대
나는 가난합니다 그리고 또 외롭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가장 사랑하는 책 한권이 있습니다 나는 슬플 때마다 또 기쁠 때마다 따뜻한 가슴속에서 그 책을 남모르게 꺼내여 하루에도 몇번씩 차례차례 보고있습니다 볼 때마다 볼 때마다 내 가슴은 끝도 없는 영원의 나라를 그려봅니다 그 책은 비록 해여졌으나 해여지면 해여질수록 나는 더욱더욱 귀여워합니다 나는 가난하고 또 외롭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사랑하는 이 책 한권이 있습니다 오 나는 행복합니다

심상·해설

가난하고 외로운 이가 품속에서 닳고 닳은 책 한 권을 꺼내 거듭 읽으며 끝없는 영원의 나라를 그려 보는, 소박하지만 충만한 위안의 장면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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