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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막혀
1920년대

길이 막혀

한용운 · 1920년대
당신의 얼굴은 달도 아니언만 산 넘고 물 넘어 나의 마음을 비춥니다 나의 손길은 왜 그리 짧아서 눈앞에 보이는 당신의 가슴을 못 만지나요 당신이 오기로 못 올 것이 무엇이며 내가 가기로 못 갈 것이 없지마는 산에는 사다리가 없고 물에는 배가 없어요 뉘라서 사다리를 떼고 배를 깨뜨렸습니까 나는 보석으로 사다리 놓고 진주로 배 모아요 오시려도 길이 막혀서 못 오시는 당신이 그리워요

주석

긔루어요 '그리워요'에 해당하는 만해 특유의 시어. 그립고 사모하는 마음을 나타낸다.

심상·해설

달처럼 마음을 비추는 얼굴은 눈앞에 보이나 손길이 짧아 닿지 못하고, 사다리도 배도 끊긴 산과 물 너머의 님을 보석과 진주로라도 잇고 싶은 간절한 그리움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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