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교목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리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湖水)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주석
교목(喬木) 줄기가 곧고 높이 자라는 큰 나무. 어떤 시련에도 굽히지 않는 지조와 의지의 상징으로, 일제 강점기 시인의 결연한 절개를 나타낸다.
심상·해설
꽃조차 거부한 채 푸른 하늘로 우뚝 솟은 한 그루 큰 나무가,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도 바람에 끝내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결연히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