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늦은 봄 풍경
버들 속서 요란히 우는 꾀꼬리
가는 봄 서러운 정(情)은 아직이랄까.
이른 아침 강(江)물엔 널린 복사꽃
순풍(順風)에 돛을 달고 배 내려오네.
臺翠柳亂聞鶯 猶有殘春未了情 대취류난문앵 유유잔춘미료정
朝來桃花 一帆靡風下浿城 조래도화 일범미풍하패성
꾀꼬리 봄 간다고 요란히 노래하고
이른 아침 강(江)물 위엔 복사꽃 널린 것을
순풍(順風)에 돛 단 배가 밟고 밟고 가더라.
주석
꾀꼴이 꾀꼬리. 봄을 대표하는 새로, 가는 봄을 아쉬워하는 정서를 담는다.
殘春(잔춘) 남은 봄, 저물어 가는 늦봄.
순풍(順風) 배가 가는 방향으로 부는 바람, 순한 바람.
浿城(패성) 한시 원문의 지명. 패수(浿水, 대동강) 가의 성, 곧 평양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버들 사이로 꾀꼬리가 요란히 울며 가는 봄을 아쉬워하고, 이른 아침 강물 위엔 떨어진 복사꽃이 가득하다. 순풍에 돛 단 배가 그 꽃잎을 밟으며 미끄러져 내려오는 화사한 봄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