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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화사 삼첩
1930년대

근화사 삼첩

정인보 · 1930년대
신시(神市)로 내린 우로(雨露) 꽃점진들 없을쏘냐? 완검성 첫 봄빛에 피라시니 무궁화를 지금도 너곧 대하면 그제런 듯하여라. 저 메는 높고 높고 저 가람은 예고 예고, 피고 또 피오시니 번으로써 세오리까? 천마 년 무궁한 빛을 길이 뵐까 하노라. 담수욱 유한(幽閑)하고나, 모여 핀 양 의초롭다. 태평연월이 둥두렷이 돋아올 제, 옛 향기 일시에 도니 강산 화려하여라.

주석

신시(神市)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와 세웠다는 고조선 이전의 신성한 도읍. 민족의 기원을 상징한다.

근화(槿花) 무궁화의 한자 이름.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으로, 근화사는 무궁화를 노래한 시조다.

완검성 옛 성(城)의 이름으로 풀이되며, 무궁화가 처음 피어난 터전을 가리킨다.

태평연월(太平烟月) 근심 걱정 없이 평화롭고 안락한 시절을 이르는 말.

심상·해설

첫 봄빛 속에 피어난 무궁화가 높은 산과 흐르는 강을 배경으로 무리지어 피어, 태평한 세월이 떠오르듯 옛 향기를 풍기며 강산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장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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