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밤 풍경
날신날신 실버들 기슭을 덮고
물신물신 꽃냄새 바람을 돌고
달이 뜨니 호수(湖水)는 거울 같은 제
계집애들 흥(興)이라 밤새 노랠세.
長堤十里柳絲垂 隔水荷香滿客衣 장제십리유사수 격수하향만객의
向夜南湖明月白 女郞爭唱竹枝詞 향야남호명월백 여랑쟁창죽지사
기슭엔 버들이요 바람엔 향(香)내로다
호수(湖水)에 달이 밝아 그 경(景)이 거울인 제
계집들 노래노래로 흥(興)이 겨워 하더라.
주석
장제십리(長堤十里) 십 리에 걸쳐 길게 이어진 둑. 버드나무가 늘어선 긴 호숫가 둑을 가리킨다.
하향(荷香) 연꽃 향기. 물 건너에서 풍겨오는 연꽃의 향을 뜻한다.
죽지사(竹枝詞) 민간의 풍속과 남녀의 정을 노래한 악부(樂府)의 한 갈래로, 처녀들이 다투어 부르는 노래를 가리킨다.
심상·해설
실버들이 기슭을 덮고 연꽃 향기가 바람에 실려 도는 여름밤, 달빛이 거울처럼 비친 호수 위로 처녀들이 흥겹게 부르는 노랫소리가 밤새 울려 퍼지는 정겨운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