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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혓바닥
1930년대

붉은 혓바닥

윤곤강 · 1930년대
어둠이 어리운 마음의 밑바닥 촉촉히 젖은 그 언저리에 낼름 돋아난 붉은 혓바닥. ── 검정 고양이의 울음이로다! 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그 소리가 검게, 붉게, 푸르게, 내 맘을 染色[염색]할 때, 털끝으로부터 발톱끝까지 징그럽고 무서운 꿈을 풍기는 動物[동물]. 妖氣[요기]냐? 毒草[독초]냐? 배암이냐? 저 놈의 눈초리! 동그랗게, 깊고 차게, 마음껏 힘껏, 나를 노려보는 것! 오! 槍[창] 끝처럼 날카롭고나! 바늘처럼 뾰 ─ 족하고나!

주석

요기(妖氣) 요사스럽고 괴이한 기운. 사람을 홀리는 듯한 불길한 분위기를 이른다.

독초(毒草) 독을 지닌 풀. 여기서는 검은 고양이가 풍기는 위험하고 불길한 기운을 비유한다.

심상·해설

어둠에 젖은 마음의 밑바닥에서 검은 고양이가 붉은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운다. 웃는지 우는지 모를 울음이 마음을 검붉게 물들이고, 창끝처럼 날카롭고 바늘처럼 뾰족한 그 눈초리가 차갑게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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