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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암
1930년대

배암

윤곤강 · 1930년대
윤채나는 금(線[선])을 커 ─ 다랗게 그려놓고 징그럽고 무서운 꿈을 서리고 앉은 짐승! ── 물처럼 고요한 時間[시간]일다! 내 눈이 夕陽[석양]보다도 눈부시는 네 비늘에 취하고, 내 귀가 생선보다도 연한 玉[옥]토끼의 우짖는 소리를 듣는 것은, 철망이 없다면 정말 너는 한개의 장난감이 아닌 까닭이다!

주석

윤채(潤彩) 윤기와 광채. 매끄럽게 빛나는 결을 이른다.

옥토끼(玉토끼) 달 속에 산다는 전설의 흰 토끼. 여기서는 뱀의 비늘과 대비되는 곱고 연한 환청(幻聽)의 이미지로 쓰였다.

심상·해설

철망 안에 똬리를 틀고 앉은 뱀, 석양보다 눈부신 비늘이 윤기로 빛난다. 징그럽고 무서운 짐승을 물처럼 고요히 바라보는 사이, 철망 하나가 공포와 장난감 사이의 아슬한 경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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