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아편
1930년대

아편

이육사 · 1930년대
나릿한 남만(南蠻)의 밤 번제(燔祭)의 두렛불 타오르고 옥(玉)돌보다 찬 넋이 있어 홍역(紅疫)이 만발하는 거리로 쏠려 거리엔 「노아」의 홍수(洪水) 넘쳐나고 위태한 섬 우에 빛난 별 하나 너는 그 알몸동아리 향기를 봄바다 바람 실은 돛대처럼 오라 무지개같이 황홀(恍惚)한 삶의 광영(光榮) 죄(罪)와 곁드려도 삶직한 누리.

주석

남만(南蠻) 남쪽 오랑캐의 땅. 이국적이고 관능적인 미지의 공간을 가리킨다.

번제(燔祭) 제물을 불에 태워 바치는 제사. 원시적·도취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노아의 홍수 구약 성경에서 타락한 세상을 멸하기 위해 신이 내린 대홍수. 죄로 가득 찬 세상을 상징한다.

심상·해설

남쪽 이국의 밤, 번제의 불이 타오르고 홍수가 거리를 덮은 위태로운 세상 위로 별 하나가 빛나는, 도취와 황홀이 뒤엉킨 환각적 정경이 떠오른다.

이육사의 다른 작품

비슷한 심상의 다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