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황혼
황혼아!
너는
낮과 밤의 리포트를 이어주는 다정한 일꾼이냐?
황혼아!
너는
처음도 없고 끝도 모를 이야기를 좋아하느냐?
황혼아!
지금,
거리의 등불엔 이슬이 맺혀
불빛마저 촉촉히 눈물짓는데,
안개를 쓰고 나온 초생달이
빈 가지 위에 새침히 걸쳐 있구나!
주석
레포(리포트) 리포트(report), 곧 보고. 낮과 밤 사이의 소식을 전하는 전령처럼 황혼을 묘사한 표현이다.
초생달 '초승달'의 옛 표기. 음력 초승에 뜨는 가느다란 달.
심상·해설
낮과 밤을 잇는 황혼을 다정한 일꾼이라 부르며, 이슬에 젖어 눈물짓는 거리의 등불과 안개를 쓴 채 빈 가지에 걸린 초승달이 자아내는 쓸쓸하고도 애틋한 저녁 풍경이 떠오른다.